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티베트, 달라이라마의 나라
이시하마 유미코 편저/ 김한웅 옮김
2007.8.18/A5신/336쪽/15,000원/ISBN 978-89-87608-62-4

이 책은 티베트 문화의 다양한 측면을 과거에서 현재에 이르기까지 티베트 내부의 관점과 티베트 외부의 관점에서 종합적으로 소개하는, 티베트를 찾는 이들을 위한 친절한 입문서이다. 1부에서는 티베트 건국에서부터 중국의 침입에 의해 종말을 맞을 때까지의 전통 티베트 세계의 역사를, 2부에서는 인류 정신문화의 한 정수를 보여주는 티베트 불교를, 3부에서는 불교 이외의 생활문화, 뵌교, 의학, 음악, 점(占) 등에 대해, 4부에서는 외부에서 본 티베트 이미지를, 5부에서는 티베트인이 현재 직면해 있는 문제들을 제시했다. 

차례 | 편집자서평 | 머리말 | 본문맛보기 | 용어해설 | 저역자소개

편집자 서평

 

교황보다 더 존경받는 달라이라마

지난 7월 중순 우리는 각종 언론매체를 통해 흥미로운 외신 기사 하나를 접하게 되었다. 독일의 시사주간지 『슈피겔』의 인터넷판이 달라이라마의 독일 방문에 앞서 여론설문조사를 실시했는데 놀랍게도 독일국민은 자국 출신의 현 교황보다 달라이라마를 더 존경하고 있으며, 그리스도교보다 불교가 더 평화적인 종교라고 생각한다는 내용이었다. 독일 전체에서 불교신자의 비율이 1% 정도임을 감안하면 참으로 놀라운 결과가 아닐 수 없다. 우리나라에서는 달라이라마에 대한 인지도가 독일만 못할지 모르지만, 티베트 여행을 꿈꾸는 사람은 주변에서 얼마든지 찾아볼 수 있다. 그런데 티베트에 대한 일반의 이런 높은 관심에도 불구하고 티베트의 전체상을 알 수 있게끔 정확한 지식과 정보를 담은 책은 우리 주변에서 찾아보기 힘들다. 이 책은 티베트를 알고 싶고, 티베트를 여행하고 싶어 하는 사람들에게 꼭 필요한 최적의 입문서이다.

신비의 땅 티베트

‘세계의 지붕’이라고 일컬어질 만큼 높은 고원에 자리 잡고 있는 티베트는 세계인에게 무한한 동경의 대상이 되어 왔다. 특히 물질문명이 발달할수록 현대인의 눈에는 티베트가 더욱 신비롭게 보였다. 나라를 잃어버렸는데도 티베트인은 자신의 정체성을 더욱 강화하고, 심지어 근대문명의 중심에 살고 있는 사람들까지 티베트 문화에 동화시켰기 때문이다. 이것을 가능케 한 것은 티베트 문화의 정수인 불교문화이며, 티베트의 불교문화는 국경과 민족을 초월해서 보편적인 호소력을 발휘했던 것이다.

티베트를 아는 50가지 테마

 5부 50장으로 구성된 이 책은 티베트 문화의 여러 측면을 과거에서부터 현재에 이르기까지, 그리고 내부와 외부의 시각에서 종합적으로 탐구한다.

1부 ‘성자들의 티베트’에서는 건국으로 시작하여 중국의 침략에 의해 끝나는 전통적인 티베트 세계의 역사를 티베트인이 믿고 있는 대로 소개했다. 왜 역사적 사실을 객관적으로 서술하지 않고 티베트인의 생각을 그대로 옮겼는가? 티베트인은 고대왕조를 이상적인 시대로 생각하고 그것을 현대에 재현하고자 하는 민족이어서 그들이 믿고 있는 이야기는 역사적 사실 여부와는 별개로 사람들을 움직이고 티베트의 역사를 만들어 나가고 있기 때문이다.

2부 ‘설국의 불교’에서는 티베트 불교를 주제로 다루었으며, 3부 ‘삶의 문화’에서는 불교 이외의 생활문화, 뵌교, 의학, 음악, 점성술 등을 소개했다. 요컨대 1부가 시간의 흐름에 따라 전통적인 티베트를 소개한 것이라면 2부와 3부는 티베트 문화를 정지된 시각에서 다룬 것이다. 4부 ‘티베트와 오리엔탈리즘’은 외부에서 본 티베트의 모습이다. 아무리 정신문화에 비중을 둔다고 해도 티베트 역시 사람 사는 나라인 만큼 전쟁이나 부정부패 따위와 무관할 수 없다. 그러나 서양인의 눈으로 본 티베트는 언제나 속세의 티끌이 닿지 않은 ‘비경’ 혹은 ‘신비의 나라’였다.

그럼에도 불구하고(어쩌면 그렇기 때문에) 티베트 문화는 서양문화에 적지 않은 영향을 미쳤다. 문학을 비롯해서 할리우드 영화, 록뮤직, 히피문화 특히 환각체험, 그리고 최근에는 수많은 명상센터에 이르기까지 티베트 문화는 현대대중문화와 밀접한 관련을 맺어 왔다. 영화배우 리처드 기어와 스티븐 시걸이 열렬한 티베트 불교 신자라는 사실은 유명하다. 또 여배우 우마 서먼의 아버지 로버트 서먼 컬럼비아 대학 교수는 미국의 대표적인 티베트학 학자이다. 우마 서먼의 이름 ‘우마’는 티베트어로 ‘중관철학’이라는 뜻이라고 한다. 마지막 5부 ‘티베트의 현재’는 달라이라마, 까르마빠, 빤첸라마 등 고승들에게 초점을 맞추어 티베트인이 현재 직면하고 있는 문제들을 다루었다.

티베트 문화의 화신 달라이라마

달라이라마는 까마득한 옛날에 티베트를 축복한 관세음보살의 화신이며, 개국의 왕 송쩬감뽀의 전생(轉生)이라고 하는 의미에서는 1부에서 말한 신화를 체현한 자가 된다. 또한 달라이라마가 불교철학의 대가라고 하는 점에서는 2부에서 다룬 티베트 불교를 구현한 자가 되며, 전통적인 승원사회를 살아가는 현대 티베트인으로서는 3부에서 소개한 티베트 일상문화의 구현자라고 할 수 있다. 또 달라이라마의 성자로서의 생활방식이 서양인들이 갖고 있는 티베트에 대한 이미지와 일치해왔다는 점에서 보면, 4부에서 설명한 티베트와 오리엔탈리즘의 구현자로 자리매김할 수 있다. 요컨대 달라이라마는 신화와 현실이 만나는 티베트 문화의 모든 측면을 절묘하게 구현하고 있는 인물인 것이다.

‘비폭력과 평화’가 ‘폭력과 전쟁’을 이기는 날

티베트가 중국의 침공에 의해 독립국의 지위를 상실하고 중국의 한 자치주가 된 지 반세기 이상이 지났다. 달라이라마는 고국 티베트를 탈출하여 인도 다람살라에 티베트망명정부를 세우고 오늘날까지 티베트의 국가적 법통을 이어가고 있다. 그러나 나라를 잃은 여느 민족과 달리 티베트인의 독립운동에는 무언가 특별한 면이 있다. 즉 무력투쟁이 아닌 ‘비폭력’을 고수한다는 것이다. 물론 ‘비폭력’은 중국의 횡포를 간과하기 때문에 티베트 문제 해결을 지연시킨다고 비판하는 목소리도 있다. 하지만 티베트인이 무력투쟁의 길을 선택하는 것은 불교도로서의 정체성을 잃어버리는 것을 의미하며 그것은 나라를 잃는 것보다 더 나쁠 수도 있다. 만약 티베트인이 ‘비폭력과 평화’를 끝까지 포기하지 않고, 중국 내셔널리즘의 거센 파도를 넘어 자기의 정체성과 문화를 지켜나가면서 궁극적으로 티베트 땅을 되찾는 날이 온다면, 그것은 인류역사의 새장을 여는 일대 세계사적 사건이 될 것이다. 우리는 그 가능성을 달라이라마의 평화사상에서 엿볼 수 있다.

“깨달음의 경지를 이루는 데 도움이 되므로 나는 적에 대해서도 기뻐해야만 한다. ……이 적에게는 우리를 해치려는 마음이 있으므로 감사해서는 안된다고 한다면, 의사처럼 우리를 도와주는 사람들에게 둘러싸여서, 어떻게 내가 인내를 몸에 익힐 수 있겠는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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